Monthly Archives: 12월 2017

갑자기 끌려간 일본4차산업혁명 벤치마킹(7) – 3,4일차…한국인 공학박사가 있는 야마나카엔진 그리고 마지막까지 독한 일정의 마무리

오후에는 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야마나카엔진이라는 공장에 도착했다. 일본 만화나 코메디 프로에서 보던 아주 오래된 외관을 가지고 있었는데…건물안은 진짜 반짝반짝했다. 진짜 청소 등 오래된 것의 유지보수 상태가 일본인이 얼마나 꼼꼼하고 깔끔한지 대변해 주는 듯 했다.

위에 시계를 보자. 대충의 건물 분위기가 가늠 될 것이다.

위에 시계를 보자. 대충의 건물 분위기가 가늠 될 것이다.

저 상패들을 보자. 오래 된 나무틀 액자. 변색 된 종이. 그래도 참 깔끔하고 단정하다.

저 상패들을 보자. 오래 된 나무틀 액자. 변색 된 종이. 그래도 참 깔끔하고 단정하다.

이번 견학코스는 통역해 주시는 전문위원 분이 한결 얼굴이 편해보였다. 국내에서 카이스트를 졸업한 박사님이 이 기업에 계셨기 때문이다. 우리도 설명을 한국어로 들으니 이주 속이 시원했다.
이 공장에서는 공장에서 개발한 것이 아니라, 센서를 내장한 독일의 볼트를 수입하여 제품의 품질을 관리하는 데 이용하고 있었다. 

독일에서 수입한 센서를 내장한 볼트

독일에서 수입한 센서를 내장한 볼트

볼트 헤드 부분의 센서

볼트 헤드 부분의 센서

이 공장은 자동차 금형을 만드는 곳이기 때문에, 뭔가 공장 환경이나 품질 체크를 위해 센서를 도입하고 싶어도 별도의 공간이 필요해서 부착이 어려웠다.(다들 알겠지만 금형이 망가지니까). 그래서 볼트에 별도로 부착을 한다고 해도 금형에 가해지는 압력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금방 유실이 되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해당 제품은 볼트안에 센서가 부착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 공간 마련이나 센서의 유실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해당 볼트 구매시, 센서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시스템도 같이 제공이 된다고 한다. 센서에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기는 하지만 사후분석을 하기 때문에 real-real-time 분석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수집되는 데이터는 금형에 가해지는 압력만 수집하기 때문에 데이터 사이즈가 그리 크지는 않다.

시각화 되는 부분은 굉장히 짧은 주기로 데이터를 찍어서 패턴화 한다고 한다. 장애가 발생했을 경우의 패턴을 분석하기도 하지만, 좋은 품질의 상품이 나왔을 때의 데이터도 패턴화하여 품질향상에 활용한다. 센서에서 수집하는 데이터의 오차는 +,- 5%이지만, 패턴을 찾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오차의 절대값은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해당 센서를 적용한 공정 견학을 위해 공장을 구경하기는 했으나, 사진은 촬영 불가라고 했다.공장 시스템 중 굉장히 아날로그 적인 창의적인 공정관리 방법이 있었다. 한 공정 앞에 나무 막대기 다수를 세워놓고 공정의 갯수를 링으로 구분하여 순서대로 꽂아 놓는다. 담당자가 공정을 다 처리하면 해당 링을 해당 막대기에서 제거한다. 에자일 중 포스트잇 등에 TASK를 적어놓고 다 하면 찢어버리는 것과 동일한 방식이다.

또 금형이라는 것이 마지막 마무리 작업은 사람의 손을 빌려야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야마나카 엔진에서 오랜 세월 근무하고 계시는 기술자 분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소개해 주기도 했다.

앞의 글에서도 말했던 것처럼, DAISY로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이번 코스도 그나마 이해가 쉬웠다. DAISY의 경우는 공장 모듈에 하나씩 센서를 설치하고 온도/습도를 수집하고 분석했었는데 야마나카엔진에서 사용하는 독일의 제품은 볼트라는 부품에 센서를 설치했다는 발상이 새로웠다. 

공장견학까지 다 마치고, 처음 들었던 ‘굉장히 오래된 공장에서 무슨 IoT’ 라는 생각은 ‘우리 나라 공장도 이런거 하고 있겠지? 있을꺼야~’ 라는 생각으로 변했다. 한국인 박사님이 계셔서 그런지, 우리에게 대접도 굉장히 융숭했고, 한국 박사님이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아쉬운 점도 들을 수 있었다.

야마나카 엔진에서 만드는 금형은 한국에서는 절대 만들수 없다고 한다. 기초 기술이 확립된 후 새로운 기술로 확장해 가야 하는데, 한국의 경우는 최첨단이라는 단어가 붙지 않으면 정부의 지원을 받기가 어렵다고 했다. 그리고 이상하게 처음에는 신경써서 잘 하더라도, 시간이 좀 지나면 품질이 떨어져 버린다고 했다. ‘최첨단’이라는 단어처럼 새로운 기술을 쉽게 받아들이고 응용하는 우리와, 오래된 건물을 최신식 건물처럼 유지보수/관리하는 일본인의 성향과 오버랩이 되는 듯 했다.

또 하나 인상깊은 박사님의 말씀으로는, 금형과 관련 된 학문분야가 소성가공학회인데 해당 학문분야에서는 기술발달에 따라 사라지지 않기 위해서 많은 연구를 하고 있으며 IoT도 그 노력의 일환이라고 한다. 이 놈의 공부는 어디서나 끝이 없구나…

이 일정을 마지막으로 3박4일간의 일정 중 빡센 3일의 일정이 끝났다, 주최측에서도 3일동안 너무 빡세게 굴렸는지 4일차에는 공부 안시키고 관광하다가 떠나자고하더니………………………………………….

4일차 되는 일정은 드디어 오사카성 한번 들렀다가, 마지막으로 오사카 기업인 박물관 들러서 또 강의 들었다. 박물관내의 기업 상품도 촬영이 불가라서 사진은 없지만, 아이디어 상품들이 굉장이 많았고, 일본 근대화/현대화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기업가 박물관 강의 중 마음에 드는 내용이다.

기업가란? 
지금까지 없었던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사회발전이나 국민생활 향상에 공헌한 사람

기업가가 가져야 하는 덕목은,
선경성(선경지명할때) / 도전 / 변화 / 창의연구 / 자립 / 자조 / 의지

일본스럽기도 하지만, 좋은 말이니까~

어쨌든 진짜 기업가 박물관의 일정까지 마치고, 쇼핑하라고 일본의 이마트 같은 곳에서 한시간 정도 쇼핑 시간을 주는 것으로 마무리하고 진짜 팀에 돌릴 소소한 선물만 구입하고 비행기 타고 왔다.

일정이 빡빡하다고 불평들도 있었지만, 막상 강의나 견학이 시작되면 다들 진지해 졌던, 진짜 알차게 공부했던 시간이었다. 나야 원래 여행가면 박물관 방문하고 가이드 찾아서 설명듣고 하는 걸 좋아해서 나름 더 괜찮았던 것 같다.

 

 

 

 

갑자기 끌려간 일본4차산업혁명 벤치마킹(6) – 3일차…도시바보다 DAISY~

도시바 견학이 아닌 도시바의 RECAIUS라는 솔루션 담당자가 호텔의 회의장에 방문을 해서 세미나를 진행했다. 설명을 듣다보니 우리 DAISY와 거의 구성이 유사해서 어쩔수 없이 많은 질문을 했다.

DAISY의 경우는 (빅)데이터 real-real-time 솔루션으로 시작하여 이제는 AI의 필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음성인식을 통한 자연어 처리와 수치 분석을 활용한 기계학습 뿐 아니라, 의미 분석을 통한 기계학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RECAIUS의 경우도 DAISY와 유사하게 STT, 자연어처리를 통한 대화분석, 검색, 이미지분석으로 구성되어 있다. 자연어 처리도 아직은 기계학습이 아닌 사전을 이용한 Rule-base로 구성되어 있다. RECAIUS의 목표는 최종적으로 베테랑의 언어를 분석하는 것이라고 한다. 예를들어, 축구 감독의 지시를 녹음하고 대화의 감정(절박함, 긴급함 등)과 상황을(그 날의 온도,습도 등) 함께 분석하여 이 후, AI를 통하여 그 시점에 맞는 적절한 지시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지침으로는 모두 표현할 수 없는 베테랑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도시바 담당자의 표현으로는 분석AI와 커뮤니케이셔AI로 구분한다고 한다.(ㅎㅎㅎDAISY도 이렇게 써먹어야지. 포장도 중요하다. ) 분석AI가 IoT에 주로 사용되는 센서를 통해서 수집되는 작업장이나 작업자의 수치 데이터를 분석하는 영역을 표현하는 단어이다. 제시한 활용방안으로는 스마트워치처럼 작업자의 바이오리듬을(호흡 등)을 체크하여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 움직임을 감지하여 감전사고 방지 및 작업장의 오염도등을 체크하는 방안이다. 특히, 작업장에서는 작업전에 체크해야 하는 안전 수칙등이 있다고 한다. 이 경우 손으로 가리키며 ‘확인’등의 행위를 해야 한다고 하는데, 손목 센서를 이용하여 작업 전 이런 지침이 잘 지켜지는지도 확인이 가능하다고 하다.

도시바의 설명을 들으면서, 적지않은 문화 충격이 있었다. 일본때문이 아니라, 같이 동행한 분들 때문에!!! 4차산업혁명에 유관된 업무를 하는 분들로 구성되기는 했지만, 나의 경우는 실제 구현을 해야하는 역할이고, 대다수의 분들이 만들어진 4차 산업혁명의 산출물을 가져다 사용하는 입장이었다.

도시바에서 설명하는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시키거나, 사람을 인식해서 성별과 연령대를 제공한다거나(오류가 높다는 설명도 당연히 함께 했다) 하는 기술에 굉장히 놀라워들 하셨다. 사실 예전부터 있던 기술이고, 이미지 인식은 몇년 전 푸딩얼굴인식이라는 앱에서부터 이미 사용이 되던 것인데, 너무나들 신기해 하셔서 내가 더 놀랐다. 아마 AI라는 단어로 한번 포장을 시켜서일 수도 있지만, IT쪽에서 느끼는 기술의 속도와 그 외의 업계에서 느끼는 기술의 속도가 많은 차이가 나는 듯 했다. AI가 알파고 때문에 연구실에서 현실세계로 지금 막 나오고 있다면, AI의 기술이 사용하는지 모르게 실생활에 당연하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한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전일의 ICT미래연구소를 방문했을 때는 일본의 과학기술에 대해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도시바의 설명을 들은 후에는 되려 좀 느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장 쓸일이 없는 것에 대해서는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지만, 당장 쓸일로 만드는 과정은 그렇게 쉽지 않은 과정일 것이다. 요즘 새로운 기술이 워낙 많이 나오고 알파고 이후로 제대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의 제품들이 우선 ‘선언’하고 보자는 식으로 출시가 많이 되고 미디어에 홍보도 많이 되어서, 우리 DAISY가 너무 천천히 가는 것인가라는 걱정이 없지 않았지만, 차근차근 현실 세계에 당장 쓸모있는 기술로 잘 가고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갑자기 끌려간 일본4차산업혁명 벤치마킹(5) – 2일차…당장 쓸일 없는 일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스마트팜 견학 후 일본의 ICT미래연구소라는 기초과학연구소에 방문했다. 이 연구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통역하느라 고생하신 전문위원님이시다. 바이오를 이용한 광센서를 초전도로, 태초부터 있던 박테리아를 이용하고 등등… 들은대로 전달하시는 것이 아니라 먼저 스스로 이해해서 우리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시는 것이라, 나중에는 땀이 흥건하게 나고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를 정도로 집중해서 통역을 해주셨다.

앞의 녹색 회로가 박테리와 단백질 박피, 광센서, 초전도등으로 설명되어지는 회로이다.

앞의 녹색 회로가 박테리와 단백질 박피, 광센서, 초전도등으로 설명되어지는 회로이다.

확대한 회로 사진

확대한 회로 사진

회로의 핵심. 태초부터 존재한 박테리아에서 박피한 광합성이 가능한 단백질층이 있는 핵심

회로의 핵심. 태초부터 존재한 박테리아에서 박피한 광합성이 가능한 단백질층이 있는 핵심

어제도 너무 빡빡한 일정에, 오늘 08시부터 끌려다니다보니 너무 피곤한데다가, 처음 듣는 바이오니 박테리아 박피니 광센서를 이용하니 초전도를 흘리니 하는 단어를 듣다보니 내가 왜 관계도 없는 이런 것을 듣고 있어야 하나 자괴감도 들었지만, 이 연구의 목적을 듣자 정신이 차려졌다.

이 연구의 목적은 점점 증가하는 데이터와 대용량의 데이터를 계속 학습을 시켜서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하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을 소화하기 위한 고성능의 컴퓨터를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 요즘도 IT기사 등을 보면 AI알고리즘을 계산하기 위한 더 성능좋은 PC를 개발했다는 등의 기사가 빈번하게 나오고 있다. 대용량의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시키면서 알고리즘을 수정해가야 하는 AI에서는 컴퓨터의 발전도 함께 비례해서 따라올 수 밖에 없다. 논리세계가 물리세계를 함께 따라 올리고 있는 것이다. 마치, 물리세계의 아이팟의 등장이 논리세계인 앱들을 등장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산업 분야가 다른 산업분야를 함께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ICT연구소에서는 반도체를 기반으로 한 발전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하여, 위 사진에서 잠깐 설명한 것 처럼 바이오 소재인 광합성이 가능한 박테리아의 단백질 층을 박피하여 광센서로 초전도를 흘려보내는 칩을 개발하는 것이다. 현재는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저렇게 두꺼운 칩의 형태로 개발이 되었고 현재 진행하는 연구는 저 칩을 계속 쌓아서 병렬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사이즈를 감소시키는 문제도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 하나! 광합성이 가능한 바이오 소재인  단백질 층을 이용하기 때문에 가시광선이 제공되면 광합성을 하는 것 처럼 자체적으로 전력의 발생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력이 거의 없거나 초저전력으로 고성능 컴퓨터의 운용이 가능해 질 수 있다고 한다.

새로운 세상에 온 듯 했다.

연구시설. 처음에는 쿠킹호일로 쌓아놓은 듯 한 모습이 없어보였지만, 연구자의 자랑스러워 하는 설명을 듣고 난 후 다시보니 대단한 장비 같아 보였다.

연구시설. 처음에는 쿠킹호일로 쌓아놓은 듯 한 모습이 없어보였지만, 연구자의 자랑스러워 하는 설명을 듣고 난 후 다시보니 대단한 장비 같아 보였다.

이 분은 연구자.

이 분은 연구자.

요즘 또 핫한 분야 중 하나인 뇌 연구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뇌파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

뇌파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

뇌파 연구를 담당하는 연구자분이 측정기구를 착용하고 있다.

뇌파 연구를 담당하는 연구자분이 측정기구를 착용하고 있다.

이 뇌파연구는 L과 R발음을 들으면 사람은 구분하지 못해도, 뇌의 반응은 다르다고 한다. 연구자 분이 굉장히 샤이한 분이신데, 수줍어 하시면서도 자랑스럽게 본인의 연구를 열심히 설명해 주셨다.

이 연구소의 연구자들은 스마트팜의 관리자처럼 담당자 중 일부는 매우 앳되어 보였다는 것과, 당장 몇 년 안에라도 실현이 될 만한 내용이 아니라 앞으로 언젠가 사용할 수도 있는 기술에 대한 연구를 연구자들이 매우 기쁘게 연구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뭔가 성과를 내야 하는 부담도 없는 듯 했다. (사실 뭔가 압박은 있겠지만…). 젊은 학자들이 견학을 간 우리보다 더욱 열과성을 가지고 본인들의 연구를 자랑스럽게 우리에게 설명해 주는 것이 감명을 넘어서 감동 받았다. 나도 저런 열정을 가지고 내 일을 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우리는 당장 쓸데가 있어야 투자를 하지만, 쓸데가 없어도 투자를 받을 수 있는 일본의 기초과학연구 지원이 부러웠다. 우리 일행 모두 기술과 학자들에 감명받고 돌아나오면서 우리나라도 어딘가에서 저런 연구자들이 있을 것이라는 자위를 했다. 

대화내용 문자로 자동변환… 진화하는 고객센터

홈쇼핑업계 인공지능 기술 속속 도입

TV홈쇼핑, T커머스 등 전화 주문이 많은 유통업체들이 고객센터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해 고객 응대 서비스를 개선하고 있다. 내년 1분기(1∼3월) AI 기반의 고객 상담 분석 솔루션을 도입할 예정인 KTH의 고객센터. KTH 제공

TV홈쇼핑, T커머스(TV와 전자상거래의 합성어) 업체들의 고객센터가 진화하고 있다. 단순히 상품 문의와 주문을 받고 불만사항을 접수하는 전화 응대 수준에서 벗어나 빅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솔루션을 도입해 고객 수요와 성향을 분석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T커머스 업계 1위 ‘K쇼핑’의 운영사 KTH는 내년 1분기(1∼3월) AI 기술 기반의 고객 상담 분석 솔루션을 도입한다고 4일 밝혔다. 이 솔루션의 핵심은 고객이 상담원과 전화로 나눈 음성을 문자 데이터로 변환하는 기술이다. 이미 내비게이션, 스마트폰 등을 통해 널리 쓰이는 음성인식 기술인 ‘STT(Speech to Text) 기술’이 쓰였다.

기존에 상담원은 전화 상담을 마치면 대화 내용이나 고객의 요구사항을 직접 기록해야 했다. 대화 내용이 오디오 파일 형태로 저장되지만 한눈에 보기 쉽도록 문자로 된 정보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방식은 상담원의 고객 대응 숙련도가 다른 만큼 고객 요청을 정확하게 기록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었다.

고객이 말한 음성을 문자 데이터로 자동 변환해 준다면 이런 맹점을 보완할 수 있다. 고객 요구사항을 빠짐없이 기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일이 내용을 기록해야 하는 상담원의 부가 업무도 덜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담원들은 하루 평균 15%의 시간을 상담 요약 내용을 입력하는 데 쓰고 있다.

문자로 변환돼 쌓인 데이터는 AI를 통해 유형별 분류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의류 상품의 반품 요청이 많아진다면 어떤 사유로 반품 횟수가 늘어나는지를 키워드별로 분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단순히 문의사항의 빈도수를 분석하는 것뿐 아니라 고객의 감정 상태도 분석할 수 있다. ‘불편하다’ ‘문제 있다’ 등 고객의 말 속에서 감정을 나타내는 용어를 파악해 상품에 대한 고객 감정까지도 데이터로 축적하기가 한층 더 쉬워진다는 뜻이다. 강인모 KTH 이노베이션 전략센터장은 “물건을 사지 않은 ‘이탈 고객’을 파악해 그 원인을 분석할 수 있으며, 상품에 대한 수요 공급도 예측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롯데홈쇼핑도 9월 빅데이터 기반의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담원이 고객과 연결되면 주문 정보, 미완료 서비스 등 상세 정보를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는 화면이 뜨도록 설계했다. 그동안에는 상담 목적과 상품 주문 정보 등을 상담원에게 설명해야 했다. 하지만 서비스의 도입으로 고객의 최근 이용 정보, 의류 치수, 주 결제수단 등을 설명할 필요 없이 상담원이 알 수 있도록 설계했다. 롯데홈쇼핑은 이 서비스를 통해 고객 상담 시간은 15초, 대기 시간은 기존보다 10%를 단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보이는 ARS(자동응답전화)’ 서비스를 선보였다. 스마트폰에 ‘현대H몰’ 애플리케이션만 깔려 있으면 자동으로 연결되는 서비스다. 기존에 음성을 듣고 번호를 누르는 서비스는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잘못 누를 가능성도 있었는데 이를 보완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주문 중 60%가 전화로 이뤄지는 만큼 도입 필요성을 느끼고 올 4월부터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하루 1만 건 이상이 보이는 ARS를 통해 주문이 이뤄지고 있다.

고객센터의 진화에는 ‘구매전환율’을 높이려는 업체들의 의도가 반영됐다. 구매전환율이란 실제로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을 말한다. 홈쇼핑 등 TV를 통한 통신 판매는 20, 30대보다는 50대 이상의 중장년층 고객이 더 많이 이용한다. 한 홈쇼핑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중장년층이 더 구매력이 높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관심을 이끌어냈다면 구매로 바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다. 고객센터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상담의 질과 편의성을 높이려는 시도는 비대면이란 한계를 보완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원문보기:
http://news.donga.com/3/all/20171204/87581568/1#csidx7ceb25d188db383a4a82b1760d34e66